본문 바로가기
눈꽃:성장/문화 기록

영화 <인턴> - 꼰대스럽지 않은 멘토가 필요해

by 주눈꽃 2015. 9. 30.
728x90



인턴 (2015)

The Intern 
8.3
감독
낸시 마이어스
출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르네 루소, 냇 울프, 애덤 드바인
정보
코미디 | 미국 | 121 분 | 2015-09-24









잘나가는 의류쇼핑몰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인턴으로 벤 휘태거(로버트 드 니로)를 고용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직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 억지로 한 인턴을 직접 일하게 되었다. 그녀는 부모님과도 서로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며 어른과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벤은 나이 70세에도 불구하고 그 어린 CEO를 깍듯하게 사장으로 모셨다. 사장의 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술을 마시는 걸 봤을때도 그녀를 걱정하면서 그녀의 차를 운전하기를 자청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줄스. 그녀는 사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전문 CEO를 고용하기로 했었다. 일이 너무 바빠 늦게까지 일하는 통에 남편이 대신 집안일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가족 혹은 단 둘이서 보낼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1년 반 동안 키워온 회사를 운영해줄 수 있는 CEO를 고용하기 위해 여기저기 미팅하러 다녔는데, 그때마다 벤이 함께 했었다. 벤은 그녀가 CEO를 고용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해했다. 꽤 오랜시간 근무하고 전 회사에서 부사장까지 했던 경력이 있었지만, 이제까지 봐왔던 사장들 중에서 줄스같이 열심히 하는 사장은 본적이 없다면서 그녀를 격려하고 용기를 주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훈훈했던 영화였다. 영화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저런 경력 있는 분들이 인턴생활 하려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저런 프로그램 자체도 없었겠지 싶었다. 분명히 그렇게 회사에 들어와서 일한다고 해도 새로 무언가를 배워서 하려는 태도보다는 구구절절히 왕년에 자기가 어땠느니, 얼마나 잘나갔느니 이런 무용담을 떠드느라 정신 없었을 것만 같으니까.

 

청년 실업이 많이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창업하는 경우도 많고, 많은 새로운 회사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있지만 젊은 사장님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보는 이들도 이들이 이루어 나가고 싶은 삶의 모습에 열심히 정진하고 있을테지만 사람인지라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줄스 오스틴처럼.

 

그런 그녀에게 이제까지 너가 잘 해왔지만 이제 점점 일이 커져서 너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못 되니, 전문가의 말을 들어라 하며 해왔던 걸 다 바꾸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처럼 우리에게도 꼰대스럽지 않은 멘토가 필요하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본인이 행복한 방향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벤은 알려주었다. 그리고, 인턴이면서도 좋은 친구로서 그들은 계속 함께 할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영화니까.

실제 사회에서는 일하면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벤처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