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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성장/문화 기록

넷플릭스 다큐 추천 <어느 일란성 세 쌍둥이의 재회> | 정말 많은 생각들이 들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던 작품

by 주눈꽃 202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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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캡쳐본으로 이 다큐에 대한 내용이 떠돌고 있었나 보다. 친한 언니가 이거 보고 싶다고 하면서 그 자료를 보여줬었는데... 다큐 초반에 세 쌍둥이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에 그 세 쌍둥이의 부모들이 입양기관에 다녀간 직후, 위기를 넘겼다고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입양기관의 직원들을 몰래 본 내용까지 있었다. 이 캡쳐본으로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 나서 무슨 진실이 감춰져 있는거지? 란 생각에 궁금해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6월 28일까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해서 더 미루지 않고 바로 보게 되었다.

 

이 세 쌍둥이들은 자신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왔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처음 학교에 갔지만 그 학교에 있떤 친구들은 마치 아는 사람 처럼 반갑게 맞아주는걸 의아하게 생각했다. 나중에 한 친구가 와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면? 매우 흥미로운 전개였다. 처음엔 그냥 도플갱어라고 생각하고 봤지만, 어린시절 입양기관에서 헤어진 쌍둥이 형제였다. 바로 전화해 생일과 입양기관 등을 확인했고, 그들은 결국 만났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친구는 마치 둘이 만나는 순간 거울을 마주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쌍둥이가 19년만에 만났다는 이야기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나오게 되었다. 그들의 만남을 신기해 하면서도 놀라워했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한 명이 더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무려 세 쌍둥이었던 것.

이 삼형제를 입양한 각 부모님들께서는 다들 쌍둥이인줄 모르고 입양을 했다. 그래서 세 쌍둥이가 한 입양기관에서 각각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가게 된 건지 입양기관에서도 모르고 입양을 시킨건지 궁금해 입양 기관에 찾아갔다. 입양기관에서는 한 집에 세 쌍둥이가 입양 가는 게 어려워 각각 입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며 얼버무렸다. 그들이 만족하는 답변을 받지 못하고 소송을 알아봐야겠다며 나선 후, 차키를 두고 온 한 아버지가 다시 그 사무실로 향했을 때, 그들은 큰 사고를 피한 듯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안도하면서 웃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본 캡쳐본의 일부였다. 입양기관에서 숨기고 있는 게 뭔지 너무 궁금했다. 처음엔 “뭐야, 복제 인간 아니야?” 이런 생각까지 했으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임에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구성으로 흥미를 자아냈다.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했고, 그들은 다시 만나 TV 토크쇼에도 나오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떨어진 기간 만큼은 아니지만 함께 살기도 하면서 우애 좋은 형제였고, 함께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하게 보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그냥 해피엔딩으로만 끝나지 않았기에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다. 그들이 만난 후에 이들처럼 쌍둥이끼리 만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들도 세 쌍둥이처럼 토크쇼에 나왔다. 쌍둥이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취미나 취향이 많이 닮아있던 부분이 신기했다. 이들은 비슷하게 어떤 연구기관에서 한번씩 찾아와 영상을 찍거나 테스트같은 걸 진행했었는데, 그냥 입양 기관에서는 입양아이들에 대한 일반적인 연구라고 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순한 호기심에 가벼운 마음으로 본 영상이었는데 볼수록 점점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무슨 연구를 위한 일이었는지 밝히지 않고 사망한 연구자, 게다가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꽁꽁 봉인시켜버린 보이지 않는 세력(?) 때문에 이들은 소중한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되었고, 왜 그렇게 된 건지 이유도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새로이 알게 되는데, 이렇게 연구를 해온 게 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무섭고 소름이 끼쳤다.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실험을 당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찜찜할 것 같다. 아니 섬뜩했을 것 같다. 팔에 다리에 털이 쭈뼛 서는 기분. 이런 연구는 내가 ‘이런 테스트 해보고 싶어’ 하는 것는 다르다. 이들은 영화<트루먼쇼> 처럼 이들의 생각이나 성장과정을 계속 누군가 지켜보고 있고, 관찰하고 기록해나가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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